지금 부산에서는 아시안 게임이 한창이다. 이번 아시안 게임의 가장 큰 화제는 단연 북한의 미녀 응원단들이다. 여성의 상품화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편하게 생각해보면, 체제에 상관없이 아름다운 여성에 대한 관심은 공통적인가 보다. 우리가 방송을 통해 북한의 수도 평양의 길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파마 머리에 한복을 입은 보통의 여성들(물론 북한에서 평양이라는 곳이 특수한 성분 계층만이 거주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있어 평균이라고 말하는데 무리가 있을 수도 있겠다)과 달리, 세련미가 넘치는 여성들이 단체로 만경봉호를 타고 왔으니 화제가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들을 두고 신문 기사의 타이틀은 일제히 북한의 순수 미인과 남한의 성형 미인들을 비교하여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의견으로는 이번 북한의 응원단에서 받는 인상은 북한 역시도 전통의 동양 미인보다는 갸름하고 선이 뚜렷한 서구 미인들에 가까운 여성들을 아름답다고 인정한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화장술이나 의상 패션의 차이 때문에 남한의 뛰어난 미인들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소박한 느낌을 주고 있고, 만들어 낸듯한 과장된 표정(북한의 공연 사회자들이나 여자 아나운서들에서 항상 느끼게 되는)들 때문에 어색한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모두들 눈이 크고 코가 높고, 하안이 좁은 여성이 많다는 공통점들 때문에, 둥글고 선이 부드러운 전통의 동양 미인들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아는 지식의 한계 내에서 보았을 때 북한에서 미용 성형 수술을 받았을 가능성은 극히 낮으므로 이들이 성형 수술을 받지 않은 ‘순수’ 미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남한의 미인들은 ‘성형 미인’들이라고 도매금으로 치부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설사 남한의 모든 미인들이 성형 수술을 받았다고 한들, 이들을 ‘순수’와 비교하여 ‘짝퉁’ 정도로 규정하는 남한의 언론의 무신경에 존경을 표할 따름이다.
국가적으로 진행되는 행사에 미인들을 동원하는 성향으로 보아 미인을 우대하는 풍조 역시 북한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며, 만일 북한의 미인들이 순수 미인들이라면 미인으로 태어 나지 못한 나머지 여성들은 평생 ‘순수 박색’으로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이고, 외모를 기준으로 한 운명적 틀에서 벗어날 길이 없는 북한이라는 사회에 호감을 갖기는 어렵다. 차라리 나를 가꾸는 한 방편으로 성형수술을 받고 자신있게 살 수 있는 남한 사회가 훨씬 인간적으로 느껴지며, 그런 기회를 향한 길이 항상 열려 있는 곳이 더 살기 좋은 곳이 아닌가. 외양을 가꾸는 것과 내실을 기하는 것, 어느 쪽이든 노력한다는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다. 성형수술을 받는다는 것이 거짓말을 한다거나 사기를 치는 것과 유사하게 치부되는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미’ 라는 것은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모든 것들이며, 인간의 손이 닿았는지 여부는 상관이 없다. 또한 ‘순수’가 ‘인공’보다 항상 비교 우위가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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