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 앉아 있다 보면 가끔 인기 연예인들의 CF사진을 잘라 들고 오는 환자 분들이 있다. 예전과는 달리 '똑같이 되지는 않겠지만' 이라고 서두를 시작하기는 하지만 결국 원하는 것은 비슷한 눈, 코, 턱 모양을 만들어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성형수술은 찰흙으로 도자기를 빗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유리병을 손질하여 보다 예쁘게 보이도록 만드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겠다. 쌍꺼풀 수술을 예로 들더라도 크기, 눈꼬리의 처진 정도, 눈썹의 모양들이 모두 개개인 마다 다르다. 성형외과 전문의란 얼굴에서 눈을 지우개로 지우고 새로 눈을 그려주는 사람이 아니고, 이미 그 자리에 존재하는 눈에 변화를 주는 사람일 뿐이다.

즉 쌍꺼풀 수술이란 윗눈꺼풀에 적절한 위치에서 접힘을 만들어 주는 정도이며 기타 여러 가지 추가적인 수술들이 행해질 수 있는 정도이다. 따라서 전혀 다른 모양의 눈을 쌍꺼풀 수술이나 앞, 뒷트임 수술 정도로 비슷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는 힘든 경우가 많다. 특히나 안면 윤곽 성형수술과 코 수술에서는 수술로서 가능한 뼈의 구조적 변화에 한계가 있으므로, 예컨대 아주 넓은 얼굴을 CD 만한 작은 얼굴로 만드는 등의 변화는 수술 한계치를 넘어서게 된다. 따라서 얼굴을 작게 만드는 안면 윤곽 성형술은 다만 시각적으로 현재보다 조금 작고 갸름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 뿐이다.

성형수술은 환상이나 마술은 아니며 최첨단으로 발전하는 의학의 한 분야일뿐이다. 결국 모든 남자를 장동건으로 만들 수는 없는 것처럼 모든 여자를 김희선으로 만들 수도 없다. 지금의 얼굴을 완전히 없애버리고 새로운 얼굴로 만들어 주는 작업이 먼 훗날에 가능해질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지금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똑 같은 의사가 수술을 해도 어떤 사람은 아주 결과가 만족스럽고 어떤 사람은 불만족스럽게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성형수술이란 각 개인에 맞추어 자신의 가장 매력적인 모습을 만들어 주고 찾아가는 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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