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민 박사에게 의학을 사사받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난 일요일 야림 백세민 박사의 회갑 기념 논문집 증정식에 다녀오게 되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성형외과 전문의 등 200 여명이 모여 세계적인 대 의학자의 회갑을 축하하는 흐뭇한 자리였다. 이날의 기념연은 여러가지 의미로 뜻깊은 자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백세민 박사는 서울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도미하여 미국에서 일반외과와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30세 중반의 젊은 나이에 미국 유수의 Mt. Sinai 병원 등 여러 병원에서 성형외과 과장을 역임하였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미국에서도 당시 최첨단 분야이던 미세 성형외과학 등에서 보기 드문 업적을 쌓은 공로로 미국 성형외과 학회의 학술상을 받은 뒤 조국으로 돌아와 경희대학교, 고려대학교, 인제대학교 성형외과 과장을 맡으면서 세계 성형외과의 판도를 바꾸어 놓은 대 의학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쳤다.

당시 봉합과 피부 이식 정도의 수준에 머무르던 한국의 성형외과계에 미세 접합 수술, 안면 윤곽 수술, 악안면 수술 등을 도입하여 한국의 성형외과 수준을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이는 다름아닌 백세민 박사이다. 박사는 세계적인 학회지에 매년 여러 편의 수준 높은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대단한 활동가였으며, 미용성형 분야에 있어서도 광대뼈 성형술과 사각턱 교정술, 단매듭 연속 매몰식 쌍꺼풀 수술 등을 개발하여 표준적인 수술 방식으로 정립시킴으로써 특히 동양권에서 현재 광범위하게 행해지는 성형외과 수술의 초석을 놓은 셈이다. 박사의 대학 병원 재직시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성형외과 의학도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박사의 수술을 참관하는 것을 큰 영광으로 여길 정도로 국내외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현재에는 백세민 박사가 발표한 방법에서 진일보된 여러 가지 방법들이 많은 후학들에 의해 연구, 발전되고 있지만 그 근간이 아직도 박사의 천재적인 논리에 기초하고 있음을 볼 때도 우리 후학의 분발을 기대하게 한다. 

특히 백세민 박사는 세민 안면 기형 돕기회 재단을 설립하여 평생을 어둠속에서 사는 안면 기형 장애인들에게 무료 시술 사업을 펼쳤으며,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전국의 안면 기형 장애인을 직접 찾아 나서는 순회 진료 사업을 현재에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날 적국으로 마주하였던 베트남에 인도주의적 봉사로 보답하는 지성인으로서, 국제적인 Operation Smile 운동의 일환으로 무료 안면기형 시술사업을 8년째 매년 시행하고 있으며 매 방문 시마다 250 건 전후의 무료 수술을 진행하여 베트남 현지 의사들 조차도 놀라게 한 진정한 대 의학자였다.

박사는 수 년 전 불의의 사고로 현재 많은 고통 속에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회갑연에서 본 박사의 존영은 활동적이던 당시의 꿋꿋한 의지와 기개가 하나도 감하지 않은 그 눈빛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항상 대 의학자로서 세인들의 존경을 받던 박사가, 이제는 환자의 입장에서 병마와 당당히 싸우는 의지를 후학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그가 늘 이야기하던 환자를 위한 의사의 자세를 후학들에게 온몸으로 가르쳐 주는 듯하다. 존경하는 박사의 회갑에 즈음하여 박사의 쾌유를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박사가 늘 이야기하던 말씀을 붙이고자 한다.

성형외과 의사는 칼을 든 정신과 의사이다.

[본 웹사이트의 저작물을 저작권자의 동의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지게될 수 있습니다. 본 저작물에 대해서는 링크만 스크랩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 문의는 병원과 협의하시기 바랍니다.]